세상이 나를 속이고 내가 세상을 속이고, 내가 나를 속이는 세월 앞에서 문장 몇 편 꺼내놓습니다
누구에게나 처음의 기억은 오래 가는 법입니다
오래 빨아 한없이 부드러워진 어느 하루의 햇살이 마음속에 가득 채워지길 바라며
읽는 동안 집중의 날 위에서 가벼운 고립을 즐기길 기대합니다.
진우촌 희곡작품이 사회는 정의(正義)를 부르짖는 이는 그 반면(反面)에서 그를 누르려는 것이 이 사회이니깐요. 그럼으로써 정의를 부르짖는 이의 마음은 더욱 더 굳어지고 그의 피는 더욱 끓습니다. 누를수록 한 번 깨달은 그 마음은 없어지지 않고 더욱더 팽창(膨脹)하여지는 것이 진리입니다.(본문 중에서)
탐정소설론은 1956년 《새벽》지에 처음 소개되었고, 이후 《비밀(秘密)의 문(門)》(문성당) 刊(1958)에서 이단자의 사랑, 악마파, 백사도(白蛇圖), 벌처기(罰妻記) 등과 함께 수록하였다.《탐정문학소론》은 1939년에 방송 강연을 하였던 원고로 탐정문학을 개괄적으로 간략하게 정리한 것이다.
여러분도 아시다시피 그림자는 실로 기상천외한 재주를 가진 도적이었다. 누구가 그를 가리켜 그림자라고 불렀는지 자세히 알 수 없으나 그림자는 사실 그 영예스러운 이름을 조금도 훼손치 않으리만큼 신출귀몰한 재주를 가지고 그야말로 그림자처럼 나타나서 그림자처럼 사라치곤 하였던 것이다.